징벌적 수태

배가 쑥 튀어나온다.

그 대가로 구역질이 솟아오른다.

걸을 때마다 배에 통증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배가 흔들리질 않기를 바라며 어기적 어기적 걷는다.

수태의 고지.

하지만 다음 날, 전날 삼킨 음식이 더는 남아있지 않아

뱃가죽이 애달플 때 거울을 바라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배는 납작해져 있다.

꼭 동정녀처럼.

난 이러한 증상이, 꼭 ‘징벌적 수태’의 일환으로 보인다.

자연의 원칙을 거부한 대가.

1970년대, 미국 산부인과의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내려져 오던 자궁내막증의 또 다른 이름, ‘커리어우먼 병’.

“감히 종족의 번식을 거부해?”

“감히 나의 부재가 행복해?”

징벌적 수태.

가부장제의 신들이 모시는 가부장제 신이 내리는 벌.

그런데 왜 그 신이, 우리 엄마를 – 모계에 흐르는 DNA를 닮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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