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ar Breath(2004), Michael Snow
처음 이 영상을 보았을 당시에는, 음향 없이 화면만 보았다. 중산층 가정의 무슬린 커튼이 지니는 소박한 문명. 그리고 이를 투과하는 자연광과 바람의 조화. 문명과 자연의 충돌을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음향을 듣기 전까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위협적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외화면 사운드는 분명 일상의 그것이다. 서랍을 여닫는 소리. 음식을 먹을 때 자연스레 발생하는 식기의 파열음. 하지만 커튼이 철썩이는 소리가 저리도 파열음을 지녔던가? 작위적이다. 마치 공권력의 도움을 바라는 입을 가로막는 솥뚜껑같은 손처럼. 위협적이다. 바람에 팔랑이는 부드러운 무슬린이 상상 속의 아늑한 가정이라면,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털어내듯, 무언가 물성을 지닌 것이 얻어맞는 듯한 저 커튼의 파열음은 현실 속의 가장 공고한 성벽일지 모른다. 행복한 가정. 또는 행복을 연기하는 가정.
둔탁한 파열음은 감상자의 불안을 높인다. 그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이 뚜렷하지 않고, 온 사방에서 들려오는 듯할 때에는 더더욱.
Sway, Matsumoto Toshio, 1985
제일 먼저 든 생각인 이 점이었다. 이 영화는 과연 호러를 의도하고 만든 영화일까?
섬망. 발작. 도시. 셔터스피드. 줌 인. 줌 아웃.
불안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사운드 디자인에 의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레퍼런스.